질문과 답변
=풍수로 풀어보는 세월호 선주 유병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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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여름 선생님은 신령하신 국사(國師)께서 유병언에게 천벌을 내려 그를 죽여서 천국의 문을 지키고 있는 사나운 호랑이의 밥으로 던져버린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그랬지 그런데 왜......?”
“정말로 그러하고 유병언이 진짜로 죽었을까요?”
며칠 전 섬진강을 지나다 인사차 방문한 지인이, 3년 전 2014년 4월 16일 아침, 아름다운 봄날 수학여행을 떠나던 어린 학생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인명들을 수중고혼으로 만들며, 맹골수도 거센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아버렸던, 세월호가 인양되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내게 물었다.
실은 오래 전부터 간간이 내 집에 드나들며 풍수를 배우는, 나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대학에서 풍수(風水)를 연구하며 강의하고 있는 그가 나를 찾아온 것은, 박근혜대통령이 탄핵 파면되어, 삼성동으로 돌아가 검찰의 조사를 받고, 때마침 맹골수도 바다에 수장됐던, 세월호가 전격적으로 인양된, 이 봄날의 사단을 나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내 의중을 알고 싶어, 나들이 겸해서 겸사겸사 핑계 삼아 온 것이다.
“글쎄 그때 말했듯이, 도주한 유병언의 행적으로 드러난 심리와 풍수로 풀어보면, 반듯하게 누어 죽은 유병언의 사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세월호가 인양된 요즘도 유병언이는 어디선가 살아있고, 모든 일들은 정부가 장난친 거라는 말이 더 진실처럼 돌고 있는데.....누군가가 죽였다면 도대체 누가 왜 죽였을까요. 참 궁금합니다.”
“생각해보시게. 그때도 말했지만 유병언이 자살할 이유도 없고, 그렇다고 구원파에서 교주인 유병언을 죽여야 할 이유도 없잖나......?”
“외부 세력이 죽였다는 말씀인데, 정말 그 외부 세력이 떠도는 소문처럼 정부일까요? 아니면 유병언의 살생부에 적혀있었다는 공권력이나, 또는 여야 어떤 정치세력들일까요?”
“살해의 주체가 어떤 세력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정부가 충분히 밝힐 수 있는, 오랜 세월을 이어오면서, 유병언의 뒷배를 봐준 비호세력들을, 왜 밝히지 않았느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지...... 아마도 이 의문은 영원히 풀지 못하는 미제(謎題)일거야”
“그건 그렇습니다. 배후를 밝히지 못한 것이 아니고, 밝히지 않은 거라고 해야겠지요.”
“그때 박근혜대통령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정권의 명운을 걸고 유병언의 뒷배를 봐준 정치권 안팎의 배후세력들을 밝혔더라면, 온 나라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환호를 받았을 것이고, 어쩌면 오늘의 탄핵 파면이라는 치욕은 없었을 것인데.......그러지 못함으로 국민적 불신을 일으키고, 끊임없이 의혹들을 증폭시키면서, 종내는 세월호가 인양된 봄날의 바다에, 자신이 제물이 되어 영원히 수장(水葬)돼버린 꼴이지......”
“그렀군요. 말씀처럼 살려둘 이유는 없다 해도, 배후는 밝혔어야 했다는 생각입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5월 9일 누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든지, 정치권을 비롯한 온 나라를 뒤집어 엎어버리는 혁명을 하겠다면 모를까, 어떤 정권이 나오든 유병언의 뒷배를 봐준 배후세력들을 밝힐 수는 없을 걸세. 알아도 못하는 거지.”
2
유병언이 순천시 송치(松峙) 기슭에 있는 학구(鶴口) 삼거리 북서쪽 은거지에서 탈출한 3년 전 초여름 어느 날, 당시 섬진강 상류 외진 산기슭에서 살고 있는 내 집에, 탈출한 유병언을 찾는다며, 경찰관들이 순찰차를 타고 와서 둘러본다 하기에, 그러라고 마음껏 뒤져보라 하였다.
애써 조사할 것도 없는 손바닥만 한 집의 안팎을 대충 둘러본 뒤, 수상한 사람을 보거든 즉시 신고하여 달라는 경찰에게, 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순천에 가서 도주한 인근이나, 순천시에 또 다른 은신처가 있는지, 특히 하늘과 관련이 있는 지명들을 찾아서 뒤져보라고 말해주었다.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는 듯 의아해하는 경찰에게, 구원파 교주인 유병언이 멀고 먼 천리 밖 순천까지 가서, 그것도 학구(鶴口) 인근에 은둔한 것은, 유병언 자신이 믿는 종교와 풍수가 결합된 결과로, 즉 유병언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하나님의 아들인 유병언이 하나님의 일을 대행하다 고난을 당하매, 순천(順天)이라는 하늘 즉 하나님의 땅으로 간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런 연유로 유병언은 쫓겨서 도망쳐 나온 순천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고, 최악의 경우 자살을 하더라도, 순천으로 돌아가서 죽을 것이니, 시체를 찾더라도 순천에 가서 찾아보라고 말해 주었더니, 놀랍다는 듯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혹 그럴 수 있는 짐작이라도 가는 곳이 있느냐고 물었다.
만일 경찰이 순천시의 모든 산과 마을의 지명(地名)을 알 수 있는 자료와 지도를 검색하여 볼 수 있는 대형스크린을 제공하여 준다면, 유병언이 숨을만한 몇 군데 은신처를 압축해 볼 수는 있다고 장담을 하면서, 가능하겠느냐고 경찰청에서 승인하겠느냐고, 농을 삼아 물었지만, 먹힐 말이 아니었다.
경찰들이 웃으면서 유병언에게 현상금 5억 원이 걸려 있으니, 관심을 가져보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간 얼마 후 2014년 7월 22일 오래전 그러니까 6월 12일 이전에 유병언이 죽은 것으로 발표되었는데, 내가 예측했던 그대로 처음 유병언이 숨었던 별장이 있던 학구 삼거리 인근의 매실나무 밭이었다.
6월 12일 매실나무 밭주인이 발견 노숙자로 신고 된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과학적 수사인 DNA검사가 아니고서는, 누구인지 신원을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패한 변사체가 유병언으로 확인 발표되자, 온 나라가 소란스러울 정도로 심각한 논쟁과 온갖 의혹들이, 삼복의 불볕이 무색할 정도로 뜨겁게 일어났다.
특히 발견 당시 반듯하게 누운 시신의 상태를 두고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였다.
자살이다.
아니다 도주 중에 일어난 사고사 병사(病死)다.
아니다 유병언의 입을 막으려는 어떤 세력이 살해한 타살이다.
처음에는 매실나무 밭에서 발견된 부패된 시신이 유병언이라는 주장들과 유병언이 아니라는 주장들이 극렬하게 다퉜고, 7월 25일 시신이 유병언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가 발표되자, 이번에는 자살이라는 사람들과 타살이라는 사람들이 거침없이 내뱉는 온갖 의문과 의혹들이 홍수처럼 저잣거리를 휩쓸었다.
혹자는 구원파에서 재산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죽였다는 둥, 또는 유병언의 도피를 돕던 추종자가 거액의 도피자금을 빼돌리기 위해서 죽였다는 둥, 심지어는 유병언이 가지고 있는 살생부를 감추기 위해, 국정원에서 죽였다는 설에서, 정부가 국정원을 시켜 다른 사람을 죽여서 유병언으로 만들었다는 음모론까지, 밑도 끝도 없는 별별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있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과 함께 뒤섞여, 온갖 의혹들이 여름날의 풍선처럼 부풀려지면서, 온 나라가 불신으로 흔들려버렸고, 국가와 국민들 모두가 깊은 침체의 구렁에 빠지는 우울증에 걸려버렸다.
3
“가서 본다고 특별히 달라질 것이 없는데, 뭐하려고 이 뜨거운 8월 땡볕에 그 먼 송치(松峙)를 넘어가나......?”
“궁금해서 저희들 몇이 가보려 하는데, 가는 길에 선생님을 모시고 가서, 한 수 배우고 싶어서요.”
”간다고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 낭비이고 기름 낭비이고, 가뜩이나 열 받는 세월 땡볕에 괜한 사람 고생일 뿐 가나마나야.”
“그래도 저희들은 가보고 싶습니다.”
“자네들이 현장에 가보려는 이유는 알겠는데, 가서 본들 자네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걸세.”
“그래서 선생님을 모시고 가서, 저희들이 볼 수 없는 것들을 보려고 합니다.”
“자네들이 나를 대접해주는 말은 고마운데, 여기서 보지 못하는 것을, 거기 간다고 보이겠는가?”
“무슨 말씀이신지 어렵습니다.”
“가서 보지 않아도 아는 일을, 굳이 힘들여 가서 보겠다고 하니, 정히 그렇다면 궁금한 자네들끼리 가서 보고, 자네들 각자가 본 걸 나에게 말해주게, 그렇게 하는 것이 가보고 싶어 하는 자네들을 위해서, 그리고 가기 싫은 나를 위해서, 서로에게 좋겠다.”
며칠 뒤 말복을 핑계 삼아, 막걸리 몇 병과 안주거리를 들고 찾아온 그들과, 마당 나무그늘에 앉아서 들은 이야기는, 예측했던 그대로 그들은 현장에 가서 아무 것도 보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당연한 것이다.
허상으로 실상을 보려하니, 볼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간간이 내 집에 드나들며, 나에게 풍수를 배우던 이들을 따라온 사람들 가운데, 사주관상과 풍수를 업으로 삼아, 사람들을 홀리며 먹고사는 조심해야 할 사람이 있어, 깊은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그들이 보고 온 유병언의 시신이 발견된 학구 현장의 이야기와 침몰한 세월호를 화제로 술만 마셨지만, 이야기의 결론은 그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유병언이 뭘 보긴 보았고 알긴 알았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유병언이 보고 알았다는 것은, 광한루 담장 너머로 보이는, 옷고름을 날리며 그네를 타고 있는 처녀가 춘향이라는 것을 알고, 춘향이에게 반해버렸는데, 춘향이는 유병언이 범할 수 있는 처녀가 아닐뿐더러, 광한루가 현감이 관장하는 곳으로, 잘못하면 붙잡혀 곤장을 맞아 죽을 수도 있는 무서운 곳이라는 것을, 스스로 일으킨 사악한 욕심으로 눈을 가리고, 마음을 채워버린 유병언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것이다.
본시 주역(周易)은 물론 풍수(風水)와 도참(圖讖)은, 사슴이 마시면 녹혈이 되고,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되는 물과 같은 것으로, 사심이 없는 어진 사람이 인용하면,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구하는 선(善)이 되지만, 사사로운 탐욕으로 가득한 삿된 사람이 인용하면, 자신을 죽이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악한 악(惡)이 되는 연유로, 대대로 풍수와 도참을 아는 사람들이, 밤길에 촛불을 들고 나가듯, 조심하며 삼가고 삼갔는데, 유병언은 그걸 잘못 사용한 탓에 비명횡사한 것이니, 유병언처럼 죽고 싶지 않으면, 자네들은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며, 풍수의 원론만 이야기 해주고 자리를 파했다.
4
백중(百中)도 지나고, 가뜩이나 분노로 뜨거운 온 나라 국민들을 숨 막히게 하던, 불볕더위가 한풀 꺾인 처서(處暑)가 지난 어느 날, 말복에 다녀갔던 일행 가운데 한 사람으로부터, 장문의 이메일을 한 통 받았는데, 그가 바로 며칠 전 낮에 봄나들이 길에 들렸다가, 인양된 세월호를 보면서, 내게 유병언의 죽음을 다시 물은 대학에서 풍수를 학문으로 연구하고 있는 지인이었다.
말복에 다녀간 뒤 유병언이 죽은 학구 현장을 혼자서 다시 가보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현장 주변에 관한 산들의 사진과 손으로 그린 도면을 첨부하여 자신이 본 풍수론에 관하여, 제대로 보고 해석된 것인지를 살펴봐 달라는 내용이었다.
보내온 자료들을 꼼꼼히 읽어본 뒤, 그를 위해 손쉬운 문장으로 풀어쓴 다음의 비문(秘文)을 이메일로 보내며, 자신의 생각 속에서 콘크리트처럼 고착되고 갇혀버린 시선으로 풍수를 보지 말고, 현장에 들고 가서 있는 그대로를 보면서, 연구하여 보라고 일러주었다.
구름 걷힌 구만리 하늘 위에 천국(天國)이 있음을 알지 못하니
구름 걷힌 구만리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하고
구름 걷힌 구만리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하니
구름 걷힌 구만리 푸른 하늘을 날아가는 학(鶴)을 보지 못하고
구름 걷힌 구만리 푸른 하늘을 날아가는 학을 보지 못하니
학을 타고 천국을 드나드는 신선(神仙)을 보지 못하고
학을 타고 천국을 드나드는 신선을 보지 못하니
신선이 되어 천국으로 들어가려는 유병언을 알지 못하고
신선이 되어 천국으로 들어가려는 유병언을 알지 못하니
신선이 되어 천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죽은 유병언을 모르고
신선이 되어 천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죽은 유병언을 모르니
신령한 국사(國師)가 지켜보고 있었음을 모르고
신령한 국사가 지켜보고 있음을 모르니
신령한 국사가 유병언에게 진노한 이유를 모르고
신령한 국사가 유병언에게 진노한 이유를 모르니
신령한 국사가 유병언을 붙잡아 벌하여 죽인 이유를 모르고
신령한 국사가 유병언을 붙잡아 벌하여 죽인 이유를 모르니
신령한 국사가 유병언을 죽여서
아름다운 정토 천국으로 드는 문을 지키고 있는
사나운 호랑이의 먹이로 던져버린 뜻을
세상의 범부들은 알지 못한다.
풍수와 도참은 천기(天氣)를 깨달아 천기(天機)를 아는 것으로, 스스로 체득하여 깨달아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것이라, 대학에서 학문으로 풍수를 연구하는 지인이, 스스로 이치를 깨달기 바라는 내 나름의 방식이었다.
가을이 가고 흰 눈이 쌓인 겨울 어느 날, 그가 찾아와 내가 보내준 비문(秘文)을 풀었다며 내놓은 현장의 자료사진들과 해석을 보니, 완벽하지는 않지만 전래하는 풍수의 비결을,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의 환경을 개선하고, 선도하여 나가는 학문으로, 부끄럽지 않는 논문을 쓸 정도는 되었다.
별 것 아니지만, 내가 보내준 비문을 진심을 다해 풀어오고, 비로소 풍수를 보고 사람을 알고, 사람을 보고 풍수를 아는 이치에 눈을 뜬 지인을 위하여, 지난여름에 담가둔 매실주를 꺼내 마시면서, 나타나는 일체의 현상들은 끊임없이 변하고, 사람이 사는 일들 또한 끊임없이 변하는 고로, 상수(上數)가 곧 변화하는 변수(變數)고, 변화하는 변수(變數)가 곧 상수(上數)라, 끊임없이 일어나고 변화하는 인연 속에서, 사람이 스스로 취하고 버리는 선택이 있고, 그 선택을 따라오는 즐거운 과보(果報)와 가혹한 과보가 있을 뿐, 처음부터 정해진 불변의 수(數)는 본래부터 없었다는 것을 쉽게 설명하여 주었고, 그는 충분히 알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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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이 천리를 도망쳐가서 숨었고, 은신처에서 도주하다 언제 죽었는지를 첨단 과학수사도 가늠을 못할 정도로, 반백골화가 돼버린 차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는 참혹한 사체로 발견된, 순천(順天)의 학구(鶴口) 삼거리를 풍수로 풀어보면, 서북방향에서 동남방향으로 형성된 산의 지형이, 마치 거대한 학(鶴)이 구름이 걷힌 구만리 창공을 날아가고 있고, 그 모습을 신령한 국사(國師)께서 말없이 앉아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하면, 유병언의 죽음으로 우리 시대의 부끄러운 땅이 돼버렸지만, 순천의 학구(鶴口)는, 게재한 자료사진에서 보듯이, 학의 부리 학의 입에 해당하는 지형을 풍수로 풀어쓴 이름이며, 유병언이 숨었던 별장과 죽은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학의 부리 좌우에 있는데, 정확히는 학구 삼거리를 중심으로 별장은 북서쪽 계곡에 있고, 사체는 동남쪽 산기슭에 있다,
스스로를 천국의 스파이라고 자처한 구원파의 교주인 유병언은 바로 하늘의 명(命)을 받들고 따르는 순천(順天)을 영원불멸의 천국으로 들어가는 하나님의 땅으로 보았고, 학구(鶴口)의 지명이 된 학(鶴)을 하느님의 명을 받들어 천상과 인간세상을 이어주는 연결체인 천신(天神)으로 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유병언은 모든 사람들이 간절히 구하는 구원과 영생으로 이르는 공간 즉, 시공을 초월하여 나고 죽음이 없는 영원한 낙토인 천국으로 들어가는 길을 학구에서 보았고, 그 길을 통해서 소원하던 천국으로 가려고 했던 것이다.
게재한 자료사진 속, 고구려 고분벽화 천장 받침돌에 그려진, 학(鶴)과 용(龍)을 타고 승천하는 신선도(神仙圖)를 보면, 유병언이 순천의 학구를 선택한 이유를 쉽고 분명하게 알 수가 있다.
하늘을 나는 신선도(神仙圖)에서 보듯이, 유병언은 구름 걷힌 구만리 창천을 거침없이 날아가고 있는 순천의 학구를, 자신이 믿는 신앙의 목적인 천국으로 들어가는 구원과 영생의 공간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유병언은 자신이 본 학을 타고 천상으로 가지 못하고, 누구인지 분간도 할 수 없을 만큼 심하게 부패된 사체로 매실나무 밭에서 발견되었데, 바로 이것이 유병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증거다.
만일 유병언이 자살을 생각했다면, 자신이 천상과 인간세상을 이어주는 연결체로 본 천신(天神) 즉 학을 타고 하늘을 나는 신선도의 신선처럼, 학의 등으로 올라가는 것이 상식이고 그랬어야 했다.
그러므로 유병언의 주검이 학의 등이 아닌 엉뚱한 국사봉 기슭 매실나무 밭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유병언이 타살되었다는 증거이고, 이것을 풍수로 해석하면, 신령한 국사께서 신의 뜻을 어기고 세상을 어지럽힌 유병언을 징벌하여, 앞산 호랑이의 먹이로 던져버린 격이라, 나는 유병언이 타살되었다고 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유병언의 죽음을 통해 알 수 있는 분명한 하나는, 유병언이 신선이 학을 타고 천상을 드나드는 학만 보았을 뿐,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국사(國師)가 있음을 알지 못했고, 천국으로 드는 문을 무서운 호랑이가 지키고 있는 것도 몰랐고, 학구 삼거리가 어떤 곳인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풍수는 알았으되 정확히는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왜 하필 학구에서 유병언이 참혹한 주검이 되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면, 유병언은 그곳이 비행기를 탑승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공항 엑스레이 검색대와 같은 곳으로, 신령한 국사의 입회하에 검열 검색이 엄중하고 가혹한 즉결심판이 이루어지는 즉결심판대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천국으로 밀입국을 하려다 발각 사살되어, 천국의 문을 지키고 있는 사나운 호랑이의 먹이로 던져진 것이다.
한마디로 유병언은 자신에게 주어진 신의 뜻을 배반하고, 결코 해서는 안 될 사사로운 탐욕에 골몰하다, 자신을 구하고 세상을 구하는, 신의 뜻이며 최고의 상수인 인연의 때를 놓치고, 스스로 비참한 죽음을 자초한 것이다.
만일 유병언이 순천의 학구가,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으로, 단종(端宗1441~1457) 복위에 실패하고, 참형을 당하기 위해 형틀에 묶인 성삼문(成三問, 1418~1456)이 읊은, 절명시(絶命詩)에 나오는 쉬어갈 주막조차 없다는 황천길 삼거리와 같은 곳이며, 이 학구 삼거리가 이승과 저승을 가르고,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저승길에 있다는, 삼거리 검문소라는 것을 알았다면, 유병언은 결코 순천의 학구로 가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게 비참한 죽임을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6
“이 봄날의 사단이 어떻게 귀결될 것 같습니까?”
“글쎄.......세월호는 깊고 어두운 바닷물 속에서 인양되어, 잠들지 못한 혼령들을 향기로운 봄바람을 타고 극락으로 천도(遷度)되고, 탄핵 파면된 대통령은 깊고 어두운 벽속에 갇혀 잠 못 들고 있는, 이 봄날의 사단을 묻는 거라면......아마도 자네의 생각과 같을 걸세.”
“저와 같은 생각이시라면.......절망인데....... 난세를 뒤집을 방법이 영 없는 겁니까?”
“사람이 만든 사람의 난세인데, 왜 방법이 없겠는가마는.......사람이 저마다 제 생각 제 욕심에 빠져 난세를 태평성대로 바꾸려 하지를 않으니, 하늘이 내리는 천벌을 감내하는 수밖에.......어쩌겠는가?”
모처럼 만난 탓도 있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런저런 세월의 푸념들을 늘어놓다, 차를 몰아 되돌아가면서, 난세를 뒤집을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는 지인에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길가에 만개하고 있는 꽃들에게 한 눈 팔지 말고, 조심해서 가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7년 3월 28일 섬진강에서 박혜범 씀
사진설명 : 유병언이 도피했고 그의 주검이 발견된 전남 순천시 학구(鶴口) 삼거리를 중심으로 본 위성사진이며, 학을 타고 하늘을 날아가는 고구려 벽화 신선도(神仙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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