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과 답변
=고들빼기 꽃을 보면서=
낮에 멀리서 찾아온 이를 배웅하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오는데
울타리 밑에서 노랗게 피어 있는
몇 송이 고들빼기 꽃들을 보고
옛 생각이 나서 스마트폰에 담았다.
어릴 적 기억속의 고들빼기 꽃은
봄날에 친구들과 놀던 논두렁 밭두렁에
지천으로 널린 흔한 꽃이었는데
어느새 나는 강변의 쓸쓸한 늙은이가 되었고
고들빼기 꽃은 강변의 외로운 들꽃이 되었다
고들빼기 꽃의 꽃말이 순박함과 모정(母情)인데, 그 유래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생각건대 꽃말을 순박함이라고 한 것은, 화려하거나 특별하지는 않지만, 들녘에 지천으로 널려 사람을 이롭게 하는 연유에서 비롯된 것 같고.....
모정(母情)이라고 한 것은, 꽃대를 꺾으면 하얀 진액이 나오는데. 이것이 어머니의 젖과 같다하여 젖나물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옛날 보릿고개를 넘어가던 춘궁기에, 굶주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보약인 고들빼기의 효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작고 연약한 야생 들꽃들이 그렇듯이, 고들빼기 꽃 또한 아주 미세한 바람에도 심하게 흔들려버리는 까닭에, 스마트폰 카메라 초점을 잡을 수가 없어, 애를 쓰며 겨우 몇 컷을 담았는데, 아쉽기만 하다.
바라건대, 쓸쓸한 봄날 고들빼기 꽃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다면,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잠시 고향마을 논밭 길을 걸어보는 즐거운 회상의 기회가 되고, 처음 보는 이들은 고들빼기 꽃도 아름답다는 것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통합과 화합의 강 섬진강에서
2016년 4월 22일 박혜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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